영화 히든 피겨스는 1960년대 미국의 인종차별과 여성 차별 속에서 NASA의 우주 개발에 기여한 흑인 여성 수학자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이 영화는 단순한 감동적인 실화가 아니라, 미국 사회에서 흑인 여성들이 겪었던 현실을 사실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과연 히든 피겨스 속의 모습이 실제 역사와 얼마나 일치할까? 1960년대 미국 인종차별의 현실과 영화의 차이점을 비교해 본다.
1960년대 미국의 인종차별 현실
1960년대 미국은 아직도 심각한 인종차별이 존재하던 시기였다. 흑인들은 투표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고, 대중교통, 학교, 심지어 화장실까지 백인과 분리되어 있었다. 남부 지역에서는 ‘짐 크로우 법’이 여전히 시행 중이었으며, 흑인들은 같은 나라 국민임에도 불구하고 2등 시민 취급을 받아야 했다.
NASA에서도 이러한 차별은 예외가 아니었다. 영화 속 주인공 캐서린 존슨, 도로시 본, 메리 잭슨이 근무했던 랭리 연구소에서도 흑인 직원들은 백인과 분리된 공간에서 일해야 했으며, 화장실조차 따로 사용해야 했다.
특히 영화에서 캐서린 존슨이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800미터나 떨어진 흑인 전용 화장실까지 뛰어가야 했던 장면은 1960년대의 차별 현실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흑인 여성들이 수학과 과학 분야에서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어도, 단순히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불공정한 대우를 받아야 했던 것이다.
영화 속 차별 장면과 실제 역사 비교
영화 히든 피겨스에서는 NASA 내부의 차별적인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몇 가지 극적인 설정이 추가되었다.
① 캐서린 존슨의 화장실 사건
영화 속 장면: 캐서린 존슨이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장거리 이동을 해야 했고, 결국 상사가 이를 알게 된 후 ‘백인과 흑인 화장실 구분’을 없애는 감동적인 장면이 나온다.
실제 역사: 실제로 NASA 내에 인종 차별적 규정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캐서린 존슨은 본인 인터뷰에서 "나는 원래 백인 전용 화장실을 그냥 사용했다. 아무도 나를 막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화에서는 극적인 효과를 위해 이 설정이 추가된 것이다.
② 도로시 본과 IBM 컴퓨터
영화 속 장면: 도로시 본이 백인들만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에서 FORTRAN 프로그래밍 책을 빌리려다 제지당하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 역사: 당시 미국 남부에서는 흑인들이 백인 전용 도서관을 이용할 수 없었으며, 이는 사실에 가깝다. 하지만 도로시 본이 특정 도서관에서 제지당했다는 기록은 없다. 다만, 흑인 여성으로서 프로그래밍을 독학하며 NASA 최초의 흑인 여성 매니저가 되었다는 점은 사실이다.
③ 메리 잭슨의 법정 투쟁
영화 속 장면: 메리 잭슨이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법정에서 흑인도 백인 학교의 야간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요청하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 역사: 실제로 메리 잭슨은 버지니아 공대 야간 과정에서 수업을 듣기 위해 법적 허가를 받아야 했고, 결국 그녀는 NASA 최초의 흑인 여성 엔지니어가 되었다. 영화 속 장면은 그녀의 현실을 비교적 정확하게 반영한 것이다.
1960년대 미국과 현재의 차이
영화 히든 피겨스가 다룬 시대 이후, 미국 사회는 점차 변화를 겪었다. 1964년 공민권법(Civil Rights Act)이 통과되면서 법적으로는 인종차별이 금지되었으며, 이후 1980~1990년대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흑인과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미국 내에서 인종차별 문제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현재에도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에서 흑인 여성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으며, 유리천장 문제도 존재한다. NASA에서도 여성 과학자의 비율이 증가했지만, 여전히 남성 중심적 문화가 남아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화 히든 피겨스는 과거의 현실을 기반으로 하지만, 단순한 역사적 기록이 아니라 현재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우리가 이 영화를 통해 단순한 감동을 넘어, 사회적 변화와 평등을 위한 노력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결론: 영화 히든 피겨스를 통해 본 역사적 교훈
히든 피겨스는 단순히 NASA에서 일한 흑인 여성 수학자들의 이야기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다. 이 영화는 1960년대 미국이 얼마나 불평등했는지를 보여주며, 차별을 이겨낸 여성들의 용기와 노력을 조명한다.
영화 속 몇몇 장면은 극적인 효과를 위해 각색되었지만, 전체적으로는 당시의 인종차별과 성차별을 사실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특히, 캐서린 존슨, 도로시 본, 메리 잭슨이 겪었던 도전과 성공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며, 우리가 앞으로 어떤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할지 고민해 볼 때, 히든 피겨스는 단순한 영화 그 이상으로 의미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