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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타워 영화 vs 원작 소설 (차이점 완전 분석)

by togkyi 2025. 7. 14.

영화 도쿄 타워 포토
영화 도쿄 타워 포토

‘도쿄 타워: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는 일본 작가 릴리 프랭키의 자전적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모성과 성장, 이별을 담담하고 깊이 있게 풀어낸 작품이다. 이 글에서는 영화와 원작 소설이 어떻게 다른 서사 구조와 감정선을 그려냈는지, 구체적인 설정과 인물 묘사, 메시지 전달 방식의 차이를 중심으로 비교 분석한다.

영화 줄거리 요약 및 원작 소설의 배경

2007년에 개봉한 일본 영화 ‘도쿄 타워: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監督: 마츠오 스스무)는 릴리 프랭키(Lily Franky)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주연은 오다기리 조(오오사와 마사야 역), 키키 키린(어머니 역), 카세 료(아버지 역)가 맡았다. 영화는 주인공 마사야의 성장기, 그리고 말기 암에 걸린 어머니와의 마지막 시간을 담담하게 그려낸 감동적인 휴먼 드라마다.

줄거리는 후쿠오카 출신의 평범한 청년 마사야가 도쿄로 상경하면서 시작된다. 예술을 하고 싶어 떠나온 도쿄에서 그는 방황하고, 일에 실패하고, 연애도 겪으며 ‘자립’이라는 이름 아래 어머니와 거리를 두고 살아간다. 그러나 어머니가 암 투병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마사야는 그녀를 도쿄로 불러 함께 살기로 결심한다. 그때부터 영화는 자식과 어머니가 함께 보내는 마지막 시간을 중심으로, 소소하고 따뜻하며 때로는 눈물 나는 일상들을 펼쳐낸다.

원작 소설은 영화보다 훨씬 더 넓은 서사를 포함한다. 릴리 프랭키가 직접 자신의 실제 어머니를 모델로 써내려간 자전적 에세이 형식으로, 마사야의 유년기, 사춘기, 청년기를 매우 세세하게 묘사한다. 소설은 단순한 스토리텔링이 아니라, 시대적 배경 속에서 살아온 어머니의 삶과, 그러한 어머니 밑에서 성장해 온 아들의 개인사를 엮어내며, 사회적 변화와 개인의 감정을 동시에 품고 있다. 반면 영화는 그 중 '마지막 2년'에 집중하여 감정적으로 더 응축된 흐름을 보여준다.

구성과 인물 묘사: 영화와 소설의 표현 방식 차이

가장 큰 차이점은 이야기의 범위와 표현 방식에 있다. 원작 소설은 1970~2000년대 초까지, 약 30여 년에 걸친 시간 축 속에서 다양한 사건과 사람, 장소를 묘사하며 ‘엄마’라는 인물에 대한 총체적 기억을 담고 있다. 어머니의 어린 시절, 결혼생활, 이혼,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으로서의 삶, 그리고 말년까지 모두 담아낸다. 이는 마치 한 권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을 주며, 시간의 흐름과 함께 감정도 점차 깊어진다.

반면 영화는 시각적 매체의 한계 속에서 시간을 압축하여, 마사야가 어머니를 도쿄로 모셔온 이후의 이야기, 즉 2년간의 동거와 이별을 중심으로 집중한다. 이는 드라마틱한 요소는 줄어들지만, 오히려 감정 밀도는 훨씬 짙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마사야와 어머니가 나누는 짧은 대화, 사소한 몸짓, 그리고 침묵의 순간들이 관객의 감정을 파고든다.

또한 등장인물 묘사에서도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영화에서의 ‘아버지’는 상당히 조연급으로 그려지며, 존재감이 크지 않다. 반면 원작에서는 ‘때때로 아버지’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그가 떠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아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인물로 묘사된다. 마사야의 복잡한 심리적 구조, 어머니와의 애증, 자신이 어떤 남자가 되어가는지를 내면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로 작용한다.

어머니의 묘사도 영화에서는 매우 상징적이고 감성적인 존재로 그려지지만, 원작에서는 유머와 인내, 그리고 강인함을 가진 현실적 인물로 다층적으로 그려진다. 소설 속 어머니는 가난 속에서도 ‘밥 한 끼는 꼭 따뜻하게’라는 철학을 지키며, 자식의 미래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이 강조된다. 영화가 조용히 눈물짓게 만드는 ‘미화된 어머니상’이라면, 원작은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생활인 어머니’에 가깝다.

메시지와 감정선: 영화가 택한 응축 vs 소설의 서사 확장

소설은 시간의 축을 통해 ‘모성과 삶의 기록’을 서서히 쌓아가는 방식이라면, 영화는 감정의 밀도를 높여 ‘이별의 순간’을 응축하는 방식을 택한다. 이 점에서 영화는 철저하게 감정 중심의 연출을 통해 관객에게 ‘현재의 감정’을 체험하게 한다. 반면 소설은 독자가 페이지를 넘기며 과거와 현재를 오가고, 마치 자신이 마사야가 되어 어머니와 함께 성장하는 느낌을 준다.

또한, 영화는 ‘눈물’을 강조하지 않지만 눈물이 흐르게 만드는 연출을 많이 사용한다. 예를 들어, 어머니가 아들 몰래 방 청소를 하거나, 죽음을 앞두고도 “이젠 네 옆에 있어도 되겠지?”라고 말하는 장면 등은 관객의 감정을 자극하는 강한 울림을 준다. 반면 소설에서는 이러한 장면들이 더 담담하게 묘사된다. 독자에게 해석의 여지를 주며, 감정을 ‘강요’하지 않는 구조다.

원작 소설이 가지는 또 하나의 힘은 ‘언어’다. 릴리 프랭키 특유의 직설적이고 솔직한 문장은 일본 독자뿐 아니라 한국 독자에게도 큰 울림을 주었다. 영화에서는 표현할 수 없는 내면의 독백, 반성, 회한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문장들이 소설만의 강점이다. 영화가 시선과 침묵으로 말한다면, 소설은 말로 하지 않으면 전해지지 않는 감정을 진솔하게 드러낸다.

한편, 원작에는 현실적이면서도 철학적인 구절들이 많다. 예:
“자식은 부모의 등을 보며 자란다. 그 등은 평생 잊히지 않는다.”
이 문장은 영화 속 이미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부모-자식 관계의 본질을 상기시킨다.

결론적으로, 영화는 소설의 서사와 감정을 압축해 ‘어머니와 함께한 마지막 시간’에 집중하며 울림을 극대화했고, 소설은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삶 전체를 보여주는 일대기적 구조로 감정을 천천히 채워나갔다.

 

‘도쿄 타워: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는 영화와 소설 모두 다른 방식으로 감동을 선사한다. 영화를 통해 감정의 진폭을 즉각적으로 느끼고 싶다면 스크린을, 보다 깊고 넓은 감정선을 음미하고 싶다면 원작 소설을 추천한다. 두 매체 모두, 우리 모두가 결국 돌아가고 싶은 곳인 ‘어머니의 품’을 담고 있다.